평균 다 깎아먹는 야메 공무원 수험생들... :: 2006/09/13 09:47

어제 조금 아름다운(?)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제가 머무는 동아리 8층에는 공무원 수험생들로 보이는 분들이 공부를 하는 독서실도 같이 있습니다.

그런데 군대를 갔다 온 사이에 8층이 예전과는 다르게 그 수험생들만의 층이 되어있더군요.

8층 동아리들과 독서실 사람들이 같이 사용하던 휴게실이 어느 사이에 독서실 수험생 전용 휴게실로

바뀌어 있고, 화장실 앞 공간은 아예 금연 구역으로 지정해 놓았고,

흡연 구역은 조금 멀리 떨어져있는 곳에 마련해 놓았더군요.

여기 저기 벽에는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니, 조용해 주세요~'란 A4용지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습니다.


과연 이렇게 붙여 놓은 A4용지에 적혀진 내용은 누구의 의견을 물어서 결정된 사항인가 하는 생각을...

별로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서로 피해만 주지 않으면 되었거든요.

사실 수험생들이 저희들에게 피해를 준 것도 없고, 저희들도 전부터 암묵적으로 그런 A4용지가 붙어 있지

않았을 때도 알아서 조용히 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어제 그 사건이 생긴 이후로 생각이 확 바뀌더군요.

오랜만에 동아리방 대 청소를 했습니다.

원래 동아리란 것이 웃고 떠들고 해야 굴러가는 성격의 조직인데,

그 분들한테는 조금 거슬렸나 봅니다.

화장실에서 한 5분 웃고 떠들었는데 갑자기 한분이 오셔서 조용히 해달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3명이 번갈아 가면서 죄송하다고 반복했고,

저 역시 미안하다고 하면서 지금 간다고 하니까 하는 말이 가관이더군요.

"지금뿐 아니라 앞으로도 좀 조심하시라고요."


뭐...듣는 사람이 어떻게 듣느냐에 따라서 말의 뉘앙스가 좀 달라질 수 있겠지만,

그 상황은 그렇게 곱게 들릴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공무원 준비하는 사람도 사람이니까 뭐 그렇게 아름다운(?) 말 할 수도 있겠죠.

그리고 선배에다가 좋은게 좋은거라고 어렵게 공부하시는 분들한테 같이 아름답게 말해봤자...

라고....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이렇게 나가다간 화장실에까지

'정숙, 공부하고 있음'

이라고 붙일것 같았습니다.


집단 이기주의라고 하나요?

그 집단에 속한 사람들은 얼마나 자신들의 집단이 이기주의 적인지 모른다고 하는데,

솔직히 그 사람 한명 때문에 거기서 공부하는 수험생들이 다 싫어졌습니다.

한참 따지고 들어가면 그곳에 정해 놓은 룰들이 8층에 있는 동아리들에게 먼저 허락을 구했는지 묻고

싶었습니다.

어떻게 공부하시는 분들이 그런 기본 조차도 실천하지 못하면서 공무원의 길을 택했는지

정말 의심스럽더군요.

저희 역시 비싼 등록금 주고, 그 안에 학교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도 포함 되건만...

마치 위 그 말은, 8층은 우리가 접수했으니까 너희들이 조심해라라고 하는것 같았습니다.



공무원...

그게 언제부터 취직이 힘들 때 유일하게 도전할 수 있는 직업이 되었는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공무원 공부하는 사람들 상당수가

남들 다 하니까, 일단 붙으면 평생 벌어먹으니까 뭐 이정도로 압축할 수 있지 않을까요?

바로 이런 사람들이 제 주변에 많이 있다보니,

정말 공무원이 되고 싶어 공부하고, 또 그런 자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까지 욕을 먹게 되는 것 같아 미안하기만 합니다.

정말 평균 다 깎어먹는 거죠.

취직 안된다고 공무원으로 목표를 바꿀 바엔

그 공부할 시간에 자신의 전공을 살려서 조금만 방향을 바꿔 공부하는게 저는 훨씬 시간도 아끼고

자신의 인생을 위해서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공무원 시험을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면야 상관없지만,

진로를 그렇게 180 바꿔버리면 아는게 하나도 없을텐데 그 막막함과 보이지도 않는 기대감은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잊혀질까요?  아니면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 이미 많이 있으니 나정도도 상관 없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저는 그냥...머리가 멍~해질 따름입니다.

2006/09/13 09:47 2006/09/1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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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creator | 2006/09/13 12:3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오늘 화장실 가보니 예상대로 적혀있다는...
    참을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이야기 좀 해야할거 같네요.
    대화로 풀어야죠.대화로..^^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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